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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양육

말하지 않으면 우아한 여자

말하지 않으면 우아한 여자

A1

 

제가 미국으로 오기 전, 사랑니 치료를 받으며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이미지 출처: canva.com 배경에 문구 편집 (치솔이 꽂혀있는 컵과 꽃병)

미국에 가면 치과 진료비가 매우 비싸다는 이야기를 듣고 결혼 전, 후배의 소개로 만난 유명 대학 치대 선생님!!

이미지 출처: canva.com 배경에 문구 편집 (치과 도구가 있는 진료실)

엑스레이 결과 사랑니가 90도로 비뚤어져 자라고 있어서 뼈 속에 있는 사랑니를 뽑아야 한다는...

 

이미지 출처: canva.com 배경에 문구 편집 (치아 엑스레이 사진이 보이는 컴퓨터 스크린)

잔뜩 겁을 먹고 떨고 있는 내 주위로 가운을 입은 치대 선생님? 견학 학부생? 간호 선생님? 등등 4명가량이 나를 에워쌌다. 

 

이미지 출처: canva.com 배경에 문구 편집 (진료도구가 있는 치과 진료실)

수술은 시작되었다. '치이익 치이익'

"와우! 엄청 깊이 있는에요?" 

"석션 석션"

" 안 나옵니다"

"이쪽으로!!"

"끙! 끙"

 

이미지 출처: canva.com 배경에 문구 편집 (치아 진료를 받고 있는 환자)

치대 선생님은 마치 수업을 하시듯! 학생들은 수술 과정을 생생 중계를 하듯! 나는 마치 마루타가 된 듯!

각자의 역할에 충실했다.

 

이미지 출처: canva.com 배경에 문구 편집 (치아 진료를 받고 있는 환자)

장시간의 수술이후, 충치 치료도 이어졌다. 지칠 대로 지친 나에게 선생님은 "기압이 어때요?" 하고 물으셨다. 

 

이미지 출처: canva.com 배경에 문구 편집 (치아 진료를 받고 있는 환자)

'아니! 뜬금없에 웬 날씨 기압을 물으시지?" 이상했지만 대답했다. "뭐르게써여!"

입의 감각도 없었고 너무 오래 벌리고 있어서 정말 외계어처럼 대답했다. 

 

이미지 출처: canva.com 배경에 문구 편집 (치아 진료를 받고 있는 환자)

선생님은 또 물으셨다. 기압이 어떠냐고... 이상했지만 또 대답했다. "뭐르게써여!"

 

이미지 출처: canva.com 배경에 문구 편집 (치아 진료를 받고 있는 환자)

다음 날, 후배에게 날씨 '기압'을 묻는 이상한 선생님 이야기를 했고... 후배는 "교합을 물어본 거 아니에요?"란다... OMG!!! '사오정'에 '버벅'이란 내 별명을 또 확인한 날!

 

이미지 출처: canva.com 배경에 문구 편집 (모자를 쓰고 활짝 웃고 있는 여자)

A2


저의 어릴 때 별명은 예전 피드에 올렸듯이 '달걀 껍데기'였고, 대학생부터는 '사오정'과 '버벅'이었답니다. '사오정'과 '버벅'이 된 사연과 사례는 다음에 다시 차례대로 올려볼게요~~~

 

'기압'사건은... 정말... 아무래도 치대 선생님이 학부생들에게 전문적인 용어로 말씀하시는 것을 보여주시려고 한 게 아닐까요? 보통 치과에서 충치 치료 후 "위, 아래 부딪쳐 보세요. 불편하신데 있으세요?"라고 물어보시지 않나요? '교합'이 어떠냐고 물으시는 건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변명을 하자면 2시간 넘게 입을 벌리고, 끔찍한 수술 생중계를 다 들어가며 제정신이 아닌 상황에서 저는 뜬금없이 날씨 '기압'을 물으신 것으로 들렸거든요. ㅠㅠㅠ

 

그렇게 엉뚱한 대답을 한 이후, 사후 진료 때 선생님을 뵙기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치대 선생님을 일터나 학교에서 '교합'이라는 단어를 상시 사용하셨던 본인의 경험상 당연히 일반인도 알 거라는 사고를 가지고 계셨을 겁니다. 

 

하지만 저의 경험으로는 생소한 단어로서 '기압'으로 알아들은 것처럼 부모와 자녀 사이에도 이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부모님은 여러 번 말씀하셔서 자녀가 이해했을 거라고,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자녀의 입장에서는 생소하고, 어렵고, 자신의 지식 경험 수준에서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저는 다행히 치대 선생님이 면전에서 "기압이 아니고 '교합'이요. '교합!'이라고 소리를 지르지는 않으셨네요.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상대는 모를 수 있어요.  또는 알고 있어도 잘못 알아들을 수 있어요. 그러면 그냥 다시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자녀들이 창피를 경험하여 말을 하기 두려워지지 않도록 친절하게! 여러 번!

 

또는 모른 척해주시면 다음 날 다른 방법을 통해 배우게 되기도 합니다. 저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