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꽃게를 좋아하는 이유
A1
제가 임신을 하였을 때, 떠오른 저의 어린 시절 이야기입니다.
심한 입덧으로 아무 것도 먹지 못할 무렵 유난히 꽃게탕이 먹고 싶었어요.
시집 와서 처음으로 끓여보는 꽃게탕이였어요. 꽃게가 살아서 움직이고 있는 데 불쌍한 마음도 들고, 집게에 물릴까 봐 겁도 나서 우왕좌왕 하며 남편과 우려곡절 끝에 꽃게탕을 끓였답니다.
힘들게 끓인 꽃게탕을 먹으며 남편은 제게 물었죠. "껍질 까기도 힘들고, 살 발라 먹기 힘든 꽃게탕이 왜 그렇게 먹고 싶었어?"
남편의 질문을 듣고 곰곰히 생각해 보니 남편 말이 맞는 듯 했어요. 처음 끓인 꽃게탕이 그렇게 맛있게 끓여지지 않아서일까요? 아니면 살이 적은 꽃게여서일까요? 맛있지 않았거든요.
그 때, 기억이 났습니다. 어린 시절 밥 숟가락 위에 엄마가 수북하게 올려주시던 꽃게의 속살 맛!! 숟가락을 떨구고 소리내어 울었습니다.
저는 꽃게가 먹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은 드시지 않고 까기 힘든 꽃게의 속살을 발라내어 제 밥 숟가락 위에 수북히 얹어주시던... '엄마의 사랑'을 그리워했던 것이었습니다.
A2
지금 이 글을 올리며 또 펑펑 울고 있네요. 어릴 떄 너무나 당연하게 먹던 그 수북했던 달콤한 꽃게의 살 맛! 아이를 갖고...입덧을 하며...타지에서... 엄마가 그리워... 생각난 음식이 꽃게탕이었던 것입니다.
직접 끓이고, 단단한 꽃게의 껍질을 힘겹게 까면서 엄마의 사랑이 절절하게 느껴져 울면서 그 꽃게탕을 다 먹었죠.
지금도 저는 가끔 꽃게를 삽니다. 식구 중 아무도 먹지 않는 꽃게를...
혼자 꽃게를 먹을 떄마다 엄마를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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