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어릴 적 별명 - 자녀와 대화법
A1
저의 어린 시절 별명과 관련된 '자녀와 대화법' 이야기입니다.
이름, 생김새로 웃긴 별명을 붙여 친구들을 부르던 시절이었어요.
제 별명은 '달걀껍질'이였습니다. 유난히 핏기 없이 하얗고, 둥근 제 얼굴의 생김해로 인해 불리던 별명이었죠.
달걀 껍데기 별명이 맘에 들지 않고 속상했던 저는 거울을 보며 "엄마, 난 왜 얼굴이 동그랗지? 요만큼만 턱선이 뾰족하면 좋을 텐데 ㅠㅠㅠ" 하며 두 손바닥으로 턱을 가렸어요.
저의 한탄에 엄마는 "그러게... 우리 딸은 다 이뻐서 턱선만 조금 뾰족하면 더 이쁠텐데...성형할까?" 라고 물으셨죠.
'성형할까?'라는 엄마의 질문에 겁이 많은 저는 "헉! 난 못해! 뼈를 깎는 고통!! 수술 무서워서 못해. 그냥 이대로 살래"라고 대답했죠. 엄마는 "그러게... 좀 무섭지? 그래도 우리 딸이 제일 예뻐! 엄마는"라고 하셨어요.
제 얼굴이 뾰족하길 바랬던 제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해주신 엄마의 한 마디 "그러게..."는 성형에 대한 욕심도 없이, 얼굴에 대한 불평도 사그러져 제 얼굴에 만족하며 살게 되었답니다.
A2
저는 어릴 때, 잘 먹지도 않고, 빈혈도 심하고, 소화도 잘 안 되는...하여튼 지금과 달리 매우 허약한 체질이었답니다. 그래서 핏기 없고 동그란 제 얼굴을 보고 친구들은 하얀 달걀이 떠올랐나 봐요.
저는 그 별명이 정말 싫었죠. '달걀'도 아니고, 잘 깨지는 '달걀껍질!' 집에서 거울을 보며 제가 얼굴이 맘에 들지 않다고 하소연을 하면 엄마는 제 말을 그대로 인정하고 따라 하셨어요. "그러게~"로 시작하며.
제가 상담 공부를 하면서 저희 엄마의 공감능력에 감탄을 했습니다. 자녀가 말을 할 때 자녀의 말을 반복하여 말해주면 부모가 자녀의 말을 잘 경청하고 있음을 알려주게 되고, 자녀는 자신이 이해받고 공감받았다고 느끼게 되죠. 공감을 받고 나면 불편한 감정들은 비교적 빨리 완화가 되며 안정적인 기분으로 돌아옵니다. 또한 부모의 Mirroring을 통해 자신이 한 말과 감정을 다시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됩니다.
그러한 과정에는 어떠한 설득이나 '네 생각이 틀렸다'라며 비난하지도 어설픈 위안도 없기에 자녀 스스로 문제를 객관적으로 보고 판단하여, 해결하는 과정까지 이르게 할 수 있죠.
자녀를 공감하는 게 어려우시다면 자녀의 말을 잘 들으시고 "그러게~"로 말을 시작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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